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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HOT]

달빛신문





우리는 중앙시장의 최고 연장자이신 지일순 (78)할아버지를 찾았다. 할아버지는 현재 중앙시장에서 20년 넘도록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계신다. 최고 연장자로 뽑히셨다는 말에 많이 쑥스러워 하셨다. 다른 상인들과 가족처럼 지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젊은 층들과는 세대차이가 조금 나는 것 같다고 웃으시며 말씀했다. 하지만 장사는 오래할수록 전문성이 높아지는 법! 이것이 바로 상점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비결이다. 할아버지는 17년 동안 새 마을 지도자를 맡으시며 대통령 표창장까지 받기도 하셨다. 현재는 중앙시장을 총괄하는 경비도 겸하시고 계신다.



Q&A

Q 신발 상점을 오래 해오신 만큼 사람들 발만 봐도 사이즈를 알아 보실 수 있겠네요?

A 거의 다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발 사이즈를 맞추셨다.) 70-80퍼센트는 맞출 수 있죠.


Q 혹시 손님들 중에서 대하기 힘든 분 들이 올 경우에는 어떻게 하셨어요? 예를 들면 발 냄새가 난다 던지…?

A 신발은 신어보고 사야 하기 때문에 그럴 땐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발에 비닐을 씌워 신발을 착용하시도록 유도합니다. (이것도 오랫동안 신발 상점을 운영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아닐까!)



“중앙시장 안에 먹거리가 많아야 사람들이 알고 찾아 올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여기는 공산품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살 수 있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비싸지 않아요. 많이들 와서 이용해주세요.”


<경안상회> 

가동 1층 61호

647-4720




흔히 사람들은 전통시장이라고 하면 중장년층 들을 대상으로 물건이 판매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요즘 중앙시장은 젊은이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하나 둘씩 중앙시장에서 창업을 하는 젊은 사장님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가 이 열기를 그대로 담고자 젊은 20대의 젊은 상인들을 찾았다.



최연소 사장님의 등장

남성 옷 전문 <찰리>, 박규영 님 (24)


제천의 ‘차 없는 거리’에 있는 옷 상점들도 모두 이 곳 중앙시장에서부터 시작해 기반을 쌓았다고 한다. 그래서 박영규 (24) 님도 처음 시작하는 일이기 대문에 상점의 기반을 쌓으려면 중앙시장이 알맞다고 판단하여 친구와 함께 <찰리>라는 젊은 남성들의 옷 가게를 열었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을 텐데, 두 명이 함께 하니 든든하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과 안목이 다르기 때문에 판매할 옷을 구입해오고, 가게를 디스플레이를 할 때 작은 마찰도 생긴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찰리>뿐만 아니라 중앙 시장 안에는 젊은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옷 가게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아주신다고 한다. 박영규 님은 이번에는 자신이 중앙시장의 최연소자로 뽑혔지만 앞으로는 더욱 젊은 사장님들이 늘어나서 중앙시장이 보다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저희 <찰리>는 당연히 고객이 왕입니다. 그리고 가격은 저렴하되 퀄리티는 최상이고 어느 정도 구매를 하시면 덤도 드리기 때문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찰리>
나동 1층 28호
010-8010-1180

도자기와 차의 향이 어우러진 <나무그늘>


‘졸 졸 졸’ 물 흐르는 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나무그늘>. 이 곳은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의 치유 공간이자 도자기와 차가 어우러지는 휴식 공간이다. 

흙으로 빚어 장작가마로 구워낸 도자기들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향기를 이루고 있다. 옆에서 들려오는 물 소리는 숲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까지 든다. <나무그늘> 사장님의 모토는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도자기와 차에 관심이 많아져 우연한 기회에 다도를 배우게 되었고 어찌하다 여기 중앙시장에서 ‘물 흐르듯’ 상점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돈 버는 것과 상관없이 이 공간에서 차를 마시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아기자기한 도자기 안에 식물을 담아 물 속에 넣어놓고 잘 자라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평화롭다고 하는 사장님. 도자기를 파는 것 보다는 많은 손님들이 도자기에 대해 많이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우리에게 직접 차 시식 방법과 도자기그릇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셨다. 도자기를 사랑하고 차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꼭 나무그늘을 찾아가기 바란다. 나무그늘은 언제든지 사람을 반기는 열린 공간이다.


<나무그늘>의 도자기 TIP

① 도자기는 한번씩 소독을 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햇빛에 말려줘야 한답니다.

② 나중에 도자기 그릇을 못 쓰게 되면 화분으로도 이용 가능하답니다.


<나무그늘>

나동 2층 69호

010-8602-2398

31년산 포근함 <조양홈패션>


중앙시장을 둘러보다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시원한 인견 이불이었다. 지나가는 우리들에게 고생한다며 시원한 물 한잔을 건네주신 김순천님. 사장님은 어렸을 때 청량리에서 미싱을 처음 배운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1년 동안 이불의 변천사와 함께 하셨다고 한다. 95년 도에 시댁이 제천에 있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지금의 이불가게를 18년 동안 운영하고 계신다. 이불의 소재와 무늬 등 전부 손님 취향대로 제작 가능하며 손수 작업하시기 때문에 100% A/S까지 보장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이불을 포근하게 덮고 잠들면서 그 자체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갖고 계셨다.



“사람들이 이거 얼마에요? 3만원, 5만원 가격을 딱 정해서 팔고 돌아서서 의미 없는 것 보다 그냥 내가 조금 남기든 많이 남기든, 서로의 마음이 잘 전달 되 다시 오고 싶게 하는 것이 좋아요. 어떨 때는 그냥 주고 싶음 마음도 들고 그러잖아요. 마트같이 1+1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재래시장에는 ‘정’이라는 ‘플러스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아까도 내가 우리 친구들한테 시원한 물 마시라며 막 들어오라고 했죠? (웃음) 이런 게 바로 시장의 인심 이예요”.

<조양홈패션>
나동 1층 122호
644-3833

우리는 10년 지기 이웃사촌 <행복수선방>& <신광부속>



무려 42년 동안 수선 및 양장을 하셨다는 <행복수선방>의 황복순님. 빠른 손놀림이 달인에 나갈 법 한 능수능란한 솜씨다. 수선작업도 앉아서 하면 태만해질 까봐 항상 서있는 자세로 하신다는 사장님의 말씀에서 직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해왔어도 아직까지 수선 일이 즐겁고 재미있다고 하신다. 이렇게 사장님의 꼼꼼한 솜씨 덕분에 10년 전 타지에서 제천으로 오셨지만 금방 단골 손님들이 늘어 이제는 제천 토박이 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거라며 농담을 하시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보다 자신이 수선한 옷을 손님이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항상 행복하다고 하신다. 


<행복수선방>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단추, 실 부자재 가게인 <신광부속> 사장님과 <행복수선방> 사장님은 서로 10년 넘은 이웃사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신광부속>의 사장님이신 김정숙 님은 아버지의 업을 이어받아 현재 40년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옷 관련 부속상점으로 각종 단추와 실 등 옷을 만들 때 가장 필요한 부자재를 취급하는 곳이다. 오랫동안 상점을 하다 보니 어디에 어떤 부속이 있는지 까지 머릿속에 다 새겨져 있을 정도로 베테랑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이제는 중앙시장에 단 하나 남은 부속상점이 되었다. 요새는 양장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예전만큼 못하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행복수선집>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이 곳에서 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멀리 단양이나 영월에서도 찾아 온다고 한다. 이만하면 중앙시장의 전통을 이어가는 명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행복수선방>

가동 1층 60호

644-9644

<신광부속>

가동 1층 43호

647-5413






 


한여름이지만 아기자기하고 반짝반짝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 불빛 때문에 눈에 띈 어느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타조 털로 된 집 먼지 털이 개부터 찻잔을 비롯한 차를 우려 먹을 수 있는 용기 등 알록달록한 것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손님들은 가끔 <행복한 집>이 만물상인 줄 안다고 한다. 다른 물건을 사러 왔다가 갑자기 생각 나서 대뜸 이 물건도 있냐고 물어보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장님이 직접 수시로 들여오는 신선한 무화과, 견과류와 수입품에 과자까지 있었다. 대형마트가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가끔 시장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렴한 건 더 저렴하고 또 가격을 깎아달라면 깎아주는 그런 훈훈한 정이 있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행복한 집>

나동 1층 127호

645-9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