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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FF 추천작 2탄] 올해는 어떤 영화를 볼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주제와 감독에 따라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어 아주 매력적입니다. 다만 보통 흥행 수익과 가까운 편이 아니다 보니 평소 극장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요, 그래선지 영화제에서 보게 되는 다큐멘터리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올해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도 멋진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JIMFF 추천작 2탄에서는 놓치기 아까운 음악 다큐 6편을 소개합니다.

 

1. 한국 음악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품들

 <서둘러 천천히>는 2011년 <Now, 머리에 꽃을>이라는 작품으로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된 적이 있는 현영애 감독의 신작입니다. 문화 활동가, 목수, 바리스타의 직업을 병행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는 조윤석, 마승길과 홍샤인 세 사람으로 이루어진 밴드 아나킨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제안으로 덴마크의 자유도시 크리스티아니아의 여름 축제에 가게 됩니다. 평소 공동체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세 사람은 폐쇄 위기가 닥칠 때마다 축제를 열어 위기를 극복했다고 하는 크리스티아니아의 사람들과 음악으로 또 이야기로 자유로이 소통합니다. 소유나 욕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크리스티아니아 사람들의 이야기나, 그런 이곳 사람들을 만나며 조용한 파장을 느끼는 아나킨 프로젝트의 모습이 감명을 주는 작품입니다.

<웨일 오브 어 다큐멘터리>는 2013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한 여정에 오르는 퓨전국악밴드 ‘고래야’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사람들로부터 호기심 이상의 음악적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이들의 모험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수천여 개의 팀 사이에서 제한된 공연 시간과 언어 소통 문제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밴드의 여정은 어떻게 끝날까요? 낯선 곳에서 맞닥뜨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계속됩니다. 이 시대를 사는 한국 음악인들의 고민의 깊이만큼이나, 동화 같은 아일랜드의 풍경 속에서 듣는 밴드 ‘고래야’의 음악들이 특히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2. 음악의 역사를 따라가 만나는 과거의 흔적들

롤링 스톤즈, 폴 사이먼, 레너드 스키너드 등 유명 뮤지션들의 명반을 탄생 시킨 머슬 숄즈 스튜디오에 대한 이 영화는, 이 스튜디오의 전설만큼이나 멋진 이야기를 써나가는 중입니다. <전설의 스튜디오 머슬 숄즈>이 데뷔작인 감독 그렉 카말리에는 정식 영화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자신만의 직관과 감수성으로 만든 이 영화로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되고, 캐나다 핫독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6점의 평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극심한 가난과 비극적 사건들을 극복하고 앨라배마 주 테네시 강 유역의 전설의 물꼬를 튼 인물 ‘릭 홀’을 중심으로 머슬 숄즈 스튜디오의 역사를 추적한 이 영화는, 영화가 추적하는 멋진 음악들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대사를 논하면서 인종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빼놓을 수 없죠. 사회, 문화적으로 너무나 많은 차별과 분란을 낳았던 이 악제를 바라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올해 JIMFF에서 소개하는 이 영화는 남아공의 첫 오페라단 ‘이온 그룹’의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유색 인종의 삶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온 그룹에서 활동했던 구성원들의 인터뷰, 사진, 녹음 및 이들의 공연 영상이나 케이프타운 6구역(19세기 말 20세기 초부터 유색인종들이 모여 살았던 곳으로, 1960년대 후반 이 지역 거주민들은 인종 차별 정책에 의해 쫓겨났다가 1994년에 와서야 거주권을 인정받았다.)의 거리 풍경 등 풍부한 자료화면을 토대로 영화가 추적하는 한 시대의 고통스러운 진실은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줄 것입니다.

 

3. 인생을 지켜주는 음악의 힘에 대한 다큐멘터리들

상하이의 평화 호텔에서 30년째 공연 중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밴드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북해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평균 나이 80세인 ‘평화호텔 올드 재즈 밴드’는 상하이에 거주하며 일본의 지배와 문화 혁명, 그리고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변화까지, 격변의 세월과 혼란을 재즈와 함께 이겨냅니다.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간직한 일곱 뮤지션들에 대한 이 영화 <상하이 재즈 1세대>는 시간을 이겨내게 해주는 음악의 힘에 대한 멋진 다큐멘터리 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음악은 그저 귀를 간질이는 소음 정도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고난을 버티게 해주는 힘 혹은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탈출구이기도 합니다. <락 미 투 더 문>은 바로 그런 음악의 힘을 그린 영화입니다. 대만의 록밴드 ‘졸린 아빠들’의 멤버들은 모두 희귀병에 가진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부양하느라 녹록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자 하는 꿈을 꿉니다. 평균 연령 52세의 아마추어 밴드로서는 무모한 도전이지만, 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이 아버지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과연 이 록밴드는 달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요? 데뷔작 <그들이 날아간다>로 2008년 타이페이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황 지아쥔 감독의 영화로, 2013년 타이페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도 있는 이 작품은 아버지의 힘, 그리고 음악의 힘을 따뜻하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영화 프로그램 보기
http://jimff.org/kr/movieprogram/movie_list.asp?sec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