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 JIMFF DAILY 한눈에보기/FOCUS

FOCUS - 록 페스티벌이 대세인가 봉가

 

맥주와 음악과 여름. 퍽퍽한 일상을 부드럽고 느슨하게 만드는 삼합이다. 드넓은 잔디밭에 누워서 혹은 갯벌을 방방 뛰며 온몸으로 음악을 듣는 경험은 오직 이 무렵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 록 페스티벌의 붐과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과 라인업을 취사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거물급 뮤지션들의 내한 러쉬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페스티벌 키즈’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축제를 즐기는 사람도 늘었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도 여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페스티벌들을 준비했다. ‘주제와 변주’ 섹션에서는 우드스탁과 글래스톤베리 등 전설적인 페스티벌의 원류를 보여줄 <우드스탁의 추억>과 <글래스토피아> 등을 상영한다. 잠시 동안의 일탈이 허용되는 공간, 너와 내가 음악을 매개로 먹고 자고 즐기며 하나가 되는 시간. 영화 속 배경이 되는 해외 페스티벌을 유랑해보며 다가올 축제를 위한 워밍업을 시작해보자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에 위치한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에서 열리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지구상에 현존하는 최고의 대중음악/ 공연 페스티벌이다. 마이클 이비스(Michael Eavis)라는 젊은 농부가 1,500여명의 사람으로하여금 1파운드의 가격에 주말 내내 팝과 포크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150에이커에 달하는 자신의 농장을 개방한 것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 2박 3일간 열리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은 맥주와 텐트를 짊어지고 쨍쨍한 햇빛 속에서 걷는 수고를 마다 하지 않는다. 이른 매진으로 인해서 표를 구하지 못하는 이들은 주말 내내 TV와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 눈을 고정한다. 3일간 700개가 넘는 공연이 열리는 페스티벌이니만큼 현재 음악 씬에서 가장 ‘핫’하다는 뮤지션들이 대거 출동한다.

 

 

1971년 시작한 로스킬레 페스티벌은 북유럽 최대 규모의 음악과 문화 행사이다. 로스킬레 페스티벌은 덴마크 최초의 음악 축제로 원래는 히피족을 위한 행사로 시작했으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점차 유럽 젊은이들의 대중적인 취향에 맞는 음악 축제가 되었다. 페스티벌도 무려 8일간 지속된다. 처음 4일은 몸 풀기 기간으로서 축제참가자들은 캠핑장에 머무르면서 축제 전야를 즐기며 나머지 4일 동안은 본격적인 공연이 이어진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누드 달리기도 페스티벌의 전통을 이어오는 행사 중에 하나다. 올해의 경우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메탈리카(Metallica), 시규어 로스(Sigur Ros)등 국내에서 내한 공연을 했거나, 예정중인 뮤지션들이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려서 눈길을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록 페스티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1969년 개최된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청년문화의 힘을 보여 준 역사적인 사건
이었다. 명분 없는 전쟁을 중단하고 기성세대의 반성을 촉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반전과 평화’라는 구호 아래 점점 커져갔고, 이는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통해 미국 전역에, 그리고 나아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4일간에 걸쳐 펼쳐진 이 축제는 평화와 반전을
외치는 젊은 히피족들이 중심이 되어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정신을 음악으로 표출한 문화운동의 출발점이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페스티벌에 참가했었다. 특히 지미 헨드릭스(James Marshall Hendrix)가 미국을 조롱하며 ‘The Star Spangled Banner’를 연주할 때 기타 줄을 자신의 이로 물어뜯으며 연주했던 사건은 일대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글 최성욱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