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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JIMFF DAILY

[JIMFF 2019 DAILY NO.4] INTER + View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서울 피아노 연대기'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l 현진식 감독

‘처음’은 누구에게나 신중하고 중요한 순간이다.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처음으로 자신의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김지희 아티스트의 도전이 그러하듯이. 재능있는 아티스트가 신중하게 내딛은 첫 걸음의 모든 순간, 현진식 감독이 함께했다.

 

Q. 어떻게 김지희 아티스트와 촬영을 하게 되셨나요.

지적장애가 있는 김지희씨는 아버지의 권유로 기타를 시작한 뒤 빠르게 성장해 지금은 어엿한 기타리스트로 인정받고 있어요. 저는 SNS의 동영상을 통해 지희씨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같은 기타리스트인 저에게 그 연주는 무척 특이하게 다가왔어요. 깔끔하지 못하고 거친 연주임에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섬세함이 있었거든요. 굉장히 모순된 그 느낌이 흥미로웠고, 저 또한 한 명의 기타리스트로서 순수한 음악적 호기심을 가지고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김지희 아티스트의 인생에서 어떤 부분을 담고 있나요.

이 영화는 김지희 씨가 뮤지션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서 지희 씨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는다는, 일반적인 예술가들의 작업을 어렵지만 느리고 꾸준한 노력으로 해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고 김광석 님의나의 노래가 떠올랐고 그 노래의 가사와 내용을 제목의 모티브로 삼았습니다.누구에게나처음이 있지 않습니까. 지희 씨에게는 이 영화 속의 시간들이 그 처음의 기록입니다. 지희 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 무진합니다. 어떤 뮤지션으로 성장해나갈지 저도 정말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Q.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픈 메세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지희 씨는 자신의 장애를 싸워서 극복해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냥 기타를 잘 치고 싶은 풋내기 기타리스트일 뿐입니다. 저는 장애인이 기타를 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타리스트이지만 장애인이기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김지희 씨의 기타 연주에 많은 관객이 감동하였으면 좋겠습니다.

 

Q.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티켓을 구입하고 발걸음을 움직여 극장까지 가는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독립예술영화를 살리는 건 그 행동이겠죠.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관객들은 이미 그 행동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피아노 연대기 l 아이비 린 감독

피아노는 말을 할 수 없다. 그 존재로서는 가만히 장소를 지키고 있을 뿐이며, 누군가 연주해야만 비로소 소통이 시작된다. 피아노와 세 연주자를 만나 서울과 소통한 아이비 린 감독의 기억을 들어봤다.

 

Q. 피아노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10년 전 쯤 뉴욕타임즈에서 피아노와 관련된 한 인터뷰를 보았어요. 사람들이 점점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피아노를 둘 공간이 없어지고, 그러면서 피아노를 운반하던 사람들이 이제 그것을 철거하고 있다는 인터뷰였죠. 피아노가 트럭에 잔뜩 쌓여있고, 또 땅에 아무렇게나 던져지는 장면들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어떠한 영감 같은 것도 받게 되었고요. 그 때 피아노와 관련된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012년부터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길 때마다 피아노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과 촬영하고 있어요.

 

Q. 어떻게 서울과 관련된 영화를 작업하게 되었나요.

원래 한국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의 문화, 음악 등은 물론 무엇보다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언어에도 관심이 생겨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고, 2018년에는 한국에도 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때 세 가지 피아노와 관련된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어요. 피아노와 관련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후로 7년 간 피아노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었는데, 그 중 3가지를 섞은 것이 이번 영화입니다.

 

Q. 사람들에게 음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인 것 같습니다. 악기가 없던 시절부터 사람들은 노래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곧 휴먼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앞서 언급했던 피아노 운반 회사의 이야기를 더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피아노를 철거하기 위해 신청자의 집에 방문하면 피아노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죠.

 

Q. ‘서울 피아노 연대기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서울 피아 노 연대기가 총 세 번 상영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812일 상영에는 영화 속 세 음악인 중 한 명인 김승범 재즈 피아니스트의공연도 예정되어있어 저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승범씨는 한국 신세대의 창의성을 보여준 인물인 것 같아요. 영화를 감상하시는 분들 모두 이 시간을 함께 즐기면서 제가 이 영화를 촬영하며 통해 느꼈던 한국인들의 창의성, 감수성 같은 것들을 느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