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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참가후기]

[JIMFF2012] 영화제! 한여름밤의 꿈,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 ! (by 정다영님)

작년 일기에 썼던 것처럼, 올 여름에도 제천은 내 휴가계획에 무조건 포함되어 있었다.

작년 이야기 : http://blog.naver.com/sabra_dy/130145361226


혼자 돌아다녀도 상관 없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숙박문제와 관련해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

바람불어좋은밤 프로그램은 이미 다 매진이 된 상태였고,

찜질방에서 자는 것도 청풍호반에서 밤 늦은 시간까지 공연을 보고 혼자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해야한다는 게 좀 걱정됐다.


작년처럼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것도 일행이 없는 경우엔 좀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새벽기차는 오전 세시가 지나서야 있었고 원썸머나잇이 끝나는 시간은 기껏해야 12~1시 사이일텐데, 역에 사람도 별로 없던데..

뭐 이런 걱정들이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제천에 대해 글을 올렸고 제천멤버가 결성됐다. ^^


8월 14일. 드디어 제천으로.

느긋하게 출발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11시 영화를 예매해두었기 때문에 좀더 일찍 출발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국 잘 도착해서 <비보이 배틀 아메리카>를 봤다.

스텝업의 청소년 버젼 느낌이 나는 영화였다.


같은 시간대에 상영했던 <로커 마리>도 보고싶었는데 그 영화는 어땠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텐트 체크인도 하고 점심도 먹을 겸 의림지로 향했다.

하루 전날 제천을 다녀갔던 지인이 의림지 근처에 맛집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어디를 가야할지는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의림지로 가기 위해 탔던 택시기사분께서 본인이 가보셨던 맛집을 추천해주셨다.

1인당 만원이라 가격이 싸진 않지만 곤드레나물 정식을 시키면 보쌈까지 나온다는 얘기에 우린 완전 혹했다.








보쌈을 먼저 맛있게 먹고 뒤늦게 나온 곤드레나물밥은 따로 덜어내서 청국장이나 양념장에 비벼먹고,

밥을 덜어낸 돌솥엔 물을 부어 식사 후에 누룽지로 먹고^^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야!" 라고 감탄해가며 맛있게 먹었다.

역시 맛집 문의는 현지인에게 하는 것이 최고인 듯.

점심 이후, 배도 부르겠다 산책 겸 의림지 근처를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의림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있고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많이 공연하는데 청풍호반공연과 시간이 겹쳐 번번이 놓치는게 아쉬웠다.
















신이 나서 인증샷 찰칵찰칵! ^^



발이 아프다 싶을때까지 의림지를 돌아보고 이젠 텐트 체크인 하러 고고씽! 하려는데....

의림지에서 텐트촌으로 가는 길 안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버스 타면 두 정거장 정도 될 것 같고 걸어가기엔 꽤 걸렸는데 우린 긴가민가하며 땡볕아래 한참을 걸었더랬지....

땀을 뻘뻘 흘리며 시골길을 걷다보니 왠지 농활온 거 같던 이런 기분..ㅋㅋㅋㅋ

마침내 텐트촌에 도착했을때는 다들 지쳐서 일단 뻗었다.






짐프캠프는 올해 처음 시도되었는데 친구님이 소셜커머스에서 캠핑권을 미리 구매한 덕분에 제대로 캠핑을 즐겼다.

텐트를 친 곳은 원래 군 비행장이라고.














나 너무 누워있나..ㅋㅋㅋㅋ

다섯시 영화 전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기 때문에 텐트에서 물도 마시고 뒹굴대다가 네시반쯤 택시를 잡으러 큰길로 나갔다.


근데!! 택시가 너무 안잡혀!!ㅠㅠㅠㅠㅠㅠ

생각보다 택시가 잘 안지나다니는 길이었던 거다.

간혹 택시가 오더라도 다 세명학사나 의림지에서 손님을 태우고 오는 차라서 멈춰주질 않았다.

이십분이 넘게 초조함과 조급함에 시달리며 택시를 잡다가 뒤늦게야 탔는데

메가박스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섯시 십분 경.

급한 마음에 발권을 하러 뛰어 갔는데 상영시간이 지나면 발권 자체가 아예 안된다고 했다.

물론 환불도 당연히 안된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 몰려오는 허무함ㅠㅠㅠㅠ

기껏 고르고 골라서 예매까지 해놓은 영화를 못보게 되니까 기분이 참 별로였다.

더군다나 택시 잡느라 다들 엄청 진이 빠져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더더욱.

영화제에 와서 뻘짓하느라 영화를 못보다니....


<펑크는 죽지 않아> 언젠간 꼭 보고 말거야!!!!ㅠㅠ

별 수 없이 그냥 중앙시장의 한 까페에 가서 팥빙수나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원 썸머 나잇'만큼은 일찍 발권하자는 결의에 가득 차서 6시가 조금 지나자마자 청풍호반으로 가는 셔틀을 탔다.

기대작이었던 다섯시 영화를 놓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 썸머 나잇'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여긴 참 언제 와도 너무 예쁜 듯.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우린 이미 신났다.

드디어 도착한 청풍호반에서 야외상영으로 감상했던 영화 <퀸 - 우리의 나날들>

역시나 상상했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퀸의 등장부터 프레디 머큐리의 투병생활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말 그대로 퀸의 일대기를 영상안에 다 담아냈고

사이사이 등장하는 공연실황과 퀸의 명곡들은 청풍호반의 청명한 공기와 어우러져 진짜 꿈꾸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거기다 깜깜한 야외에 날아다니던 반딧불들!!!!


'아 이건 진짜 꿈같다ㅠㅠ'라며 계속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지..

영화가 끝나고 드디어 시작되는 공연을 위해 우린 앞으로 달려나갔고

그때부턴 광란의 밤이 이어졌다.


짙은, 들국화, 톡식, 몽니.

특히 들국화!!!!!!!!!!!!!!!!!!

가장 마지막에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두번째 무대에 올랐다.

들국화의 공연을 기다리면서 '행진'과 '그것만이 내 세상'을 들국화의 라이브로 듣고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는데

아니 글쎄 첫곡부터 '행진' 그 다음곡이 '그것만이 내 세상'!!

아 나 진짜 좋아서 울뻔했다. 엉엉엉엉.

게다가 다음곡은 무려무려 'Let it be'였다.

다음날이 광복절인걸 기념해서 전인권씨의 목소리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들었고

그들의 주옥같은 히트곡 '제발'과 '사랑한 후에' 거기다 기대도 못한 딥퍼플의 'Smoke on the water'까지.

아 이 날 선곡 다 너무 좋았어. 어쩜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딱딱 골라 불렀지ㅠㅠ 나를 위한 무대인가ㅠㅠㅋㅋㅋㅋ

정말정말 잊지못할 밤이었다. 너무 온힘을 다해 뛰었더니 들국화의 무대가 끝나자 이미 체력은 방전.

그치만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에 톡식과 몽니까지 자리를 지켰고 발바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을 즐기며 놀았다.








이 날 네 팀 모두 너무 잘하는 팀들이 와서 사실 맘놓고 쉴 시간이 없었달까.

들국화는 말할 것도 없고, 서정적인 짙은을 비롯해 '뭐 저리 잘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톡식과 의외로 가창력이 쩔던 몽니까지.


몽니의 무대가 시작할 때쯤 갑자기 비가 와서 우비를 가지러 무리 밖으로 나왔다가 돌아가지 못했다.ㅋㅋ

다행히 비도 조금씩 오다말다 해서 다들 우비를 입은채로 모자를 썼다 벗었다 하며 공연을 즐겼다.


늘 느끼는 거지만 어지간한 락페 못지않은 열정적 분위기ㅋㅋㅋㅋ

청풍호반만의 분위기가 여름밤에 딱인 것 같기도 하고, 음악영화 좋아하는 애들이 음악도 좋아하는 건 당연한거 같기도 하고ㅋㅋ






















사진만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당시의 흥분된 분위기.ㅋㅋ


그렇게 거의 한시가 다 될때까지 이어졌던 공연이 끝나고 우린 바깥으로 나와 잔치국수 한그릇씩을 급히 말아먹고

텐트촌으로 가는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우리의 텐트로 돌아갔다.

텐트촌에는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샤워장과 화장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샤워장 시설이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온수가 안나온다는 것만 빼고.

물론 컨테이너 샤워장에 온수를 바라는 건 욕심인걸 알지만 여자들 중엔 찬물로 샤워 못하는 사람 은근 많다.ㅠㅠ

나도 찬물로 정말 못씻는데 진짜 한참을 바들바들 떨며 겨우 씻었음.

다행히도 살을 에일듯한 냉수는 아니었다. 천만다행.

하지만 내 친구는 찬물로 샤워하고 자서 바로 감기크리.


확실히 야외이기도 하고 해서 밤에는 텐트안도 좀 추웠다.

긴팔 긴옷이나 덮을만한 것들을 좀 챙겨가야 할 듯. 새벽엔 추워요.

그 다음날 일어나 간단히 씻고 (놀랍게도 컨테이너 화장실엔 에어컨이 나오더라)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하고 시내로 가는 셔틀을 타고 캠핑촌을 빠져나왔다.





캠핑촌에서 도로로 걸어나가는 길.

아 이제 진짜 여행 마무리구나 싶었지.

근데 시내로 가는 셔틀 안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났다.ㅋㅋㅋㅋㅋ대박ㅋㅋㅋㅋㅋ


아 이제 제천 너무 유명해졌어.... 나만의 제천이었는데.... 올해는 사람도 너무 많이 오고.... 내년엔 더 많이 오겠지....

미리미리 예매하고 준비해야겠다ㅋㅋㅋㅋㅋㅋ 뭐 이런 생각이 들었음.

정말로 일이년전엔 아는 사람만 아는 영화제였다면 이젠 입소문도 많이 나고, 오고 싶어하는 사람도 더 많아진 것 같다.

하긴 제천은 그럴만한 곳이긴 하다.

낭만적인 청풍호반과 국내유일의 음악영화제라는 정체성을 생각해보면 매니아가 많을만도 하지. 일단 나부터 매니아다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시내로 가서 시장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제천역으로 가기로 했는데

여기서도 밥집골목을 못찾아서 좀 헤매다가 장사하시는 할머니들께 여쭤봤다.

그랬더니 맛있는 밥집을 두군데나 알려주셨다.

역시, 맛집은 현지인에게 문의하는 게 TIP!!ㅋㅋ

그 중의 한 곳이 알고보니 작년 내가 갔던 그 만두집이라 그 곳에 가서 난 또 일년만에 올챙이 국수를 먹었지.^^





크크 맛있어보이지^^

보리밥과 만둣국도 괜찮았다. 소박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중앙시장 골목에서 밥집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그리고 각자 커피도 한잔씩 마시며, 친구는 호두과자도 한봉지 사서 택시를 타고 제천역으로.

올 해 우리의 제천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천영화제의 핵심은 '원 썸머 나잇'인 듯ㅋㅋ

올해는 캠핑까지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

가끔이라도 낮시간에도 셔틀이 다녔으면 좋겠다. 택시비가 은근 많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택시라도 의림지나 캠핑촌에 많이 보급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캠핑촌. 나름 숙소인데 교통이 불편하다.

뭐 이런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다 좋았다. 제천은 이미 내가 사랑하는 도시가 되어버린 듯.


작년보다 올해 더 좋았으니 내년엔 아마 더 좋겠지.

내년에도 난 당연히, 또 제천을 기다릴 것이다. ^^

한여름밤의 꿈 같은 제천음악영화제.

우리 내년에 또 만나자!!ㅋㅋㅋㅋ


글쓴이 : 정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