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지구 정반대에 위치한 우루과이에서 만든 영화가 먼 곳의 관객에게 소개될 수 있어 놀랍고 기뻤다는 기예르모 감독. 물리적인 거리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낸 점에 대해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렵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연출자는 쿨 하고 멋진 것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인생에서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점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자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밝힌 클라이맥스의 연출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마음속에 있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가 큰 결정을 내리고 그것이 중요한 시작이기 때문에 긴장과 공감을 끌어내려고 신경 썼다”고. 반전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결말을 통해 “틀을 완전히 깨는 전환점이 아니라도 자신이 속한 프레임 안
에서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용감한 의지”임을 보여준 기예르모 감독은 음악과 영화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공감의 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글 김희주 사진 이진혁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우리 회사에서 음악 관련 사업도 하고 있는데, 내가 처음에 왜 음악 일을 하게 되었나 생각해 보면 영화 음악이 좋아서였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음악과 하나가 된 영화들을 보면서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들으면 영상이 떠오르고 어떤 영상을 보면 B.G.M.이었던 음악이 생각나곤 한다. 음악영화제는 아무래도 내가 자신 있는 분야의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기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허진호 위원장과도 친분이 있었다고.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원래 그의 팬이었다. 참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고, 최근작인 <위험한관계>를 보면서 변함없이 여성 캐릭터를 잘 찍는구나 생각했다.
2000년에 영화 <쉬리>를 일본에 소개했고한국 영화와 뮤지컬, 음악 등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처음 관심을 가진 건 음악이었는데 흥미롭다고 느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해서 점점 한국 영화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에 오면 주로 코엑스의 호텔에 묵는데 근처에 메가박스가 있어서 시간이 나면 그곳에서 영화를 보곤 했다. 당시 씨네콰논의 이봉우 대표로부터 추천을 받아 <쉬리>를봤는데 완성도가 대단했다. 이 영화를 일본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도쿄국제영화제에 출품을 주선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한국 영화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작품은 무엇인가?
역시 <공동경비구역 JSA>다. 남북한 병사들이나누는 인간적인 교류가 잘 그려졌다. 물론 내가 한국인이 아닌 만큼 그 감정을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정도로 슬프고 애달프면서 드라마틱한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송강호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특히 당시 아직 젊었던 이병헌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이 배우는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한국에 소개되는 일본 영화가 한정적이다. 아쉽게도 올해 JIMFF에는 일본 작품이초청되지 않았는데, 요즘 일본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한다면?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얼마 전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주연을 맡은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팬이 아닌 한국 분들이 보셔도 감동할만한 휴먼 드라마다. 또 하나는 얼마 전 촬영이 끝난 <영원의 제로>라는 영화다. 햐쿠타 나오키의소설이 원작인데 전쟁이 소재인 이야기지만 본질적으로 반전 영화고 굉장히 잘 만든 감동적인휴먼 드라마다.
아뮤즈 코리아가 설립되고 한국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뮤즈코리아를 통해 앞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싶은가?
최근 한국의 많은 배우와 가수들이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일본 아티스트도 좀 더 한국 영화계나 음악, 방송 쪽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이 이웃나라지만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국분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이나 아티스트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안타깝게도 정치적인 문제가 있지만 결국 이것을 극복할 수있는 건 역시 음악이나 영화 같은 문화 교류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일본 쪽에서의 노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뮤즈 코리아가 사명감을갖고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김희주 사진 이진혁
'2013 JIMFF DAILY 한눈에보기 > COVER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VER STORY - 진가신 / INTERVIEW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0) | 2013.08.18 |
---|---|
COVER STORY - 스윗소로우 / INTERVIEW - 개막작 [팝리뎀션]의 마르탱 르 갈 감독 (0) | 2013.08.16 |
COVER STORY - 이연희 (0) | 2013.08.15 |
COVER STORY - 홍보대사 임슬옹 & 남보라 (0) | 2013.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