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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JIMFF DAILY

데일리지2호_Interview

세상에서 제일 구린(?) 밴드가 왔다

작년(2016)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Director’s Guild of Korea,DGK)의 감독들이 모여 일을 냈다! 우리가 구리다(?)는 자학적 밴드명이라는 ‘디지게구린크로마뇽’ 밴드가 첫 공연을 선보인 것. 밴드 이름과도 같은 다큐멘터리 <디지게구린크로마뇽>은 이들의 시작부터 리허설, 그리고 잠정적 해체까지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다. 임찬익, 조연수 두 감독을 만나봤다.


Q.영화 제목이자 밴드의 이름인 <디지게구린크로마뇽>무슨 뜻인가.

임찬익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영문 이니셜이 DGK(Director’s Guild of Korea)다. 이준익 감독님이 감독조합장이실 때 밴드를 만들었는데, DGK의 알파벳을 음차해서 디지게 구린 크로마뇽이라 정했다. 어쩌면 자학적인 밴드명인데, 사실 영화감독들이 좀 구리긴 하다(웃음)


Q.DGK 밴드를 영상에 담아야겠다,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임찬익 밴드 멤버들 중 악기 파트 감독님들은 대부분 알고 지낸지 오랜 분들이다. 밴드 활동을 시작한 후, 평소 봐온 모습과는 다른 면들이 보였다. 특히 영상원 1년 선배인 윤재연 감독은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밴드 활동을 통해 외향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다큐로 찍을만하다 싶었다.


Q.꼭 넣고 싶었지만 못 들어간 장면이 있다면.

임찬익 작년 여름에 밴드 멤버들이 세부에 놀러갔는데 사정상 따라가지 못했다. 또한 여러 술자리에서도 진솔하고 신랄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는데 내가 감독이란 직책도 잊고 같이 마시느라 찍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워낙 술을 좋아해서(웃음)…

조연수 밴드 멤버인 감독님들의 개인적인 삶을 다루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원하는 만큼 개개인의 감독님들의 삶에 다가가지 못함에 아쉬움이 남는다.


Q.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임찬익 영화감독들은 무척 외로운 존재다. 유명감독이 아니라도 쉼 없이 혼자 앉아 작품을 구상하지만 대부분 기획 단계에서 엎어진다. 그런 감독들의 애환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조연수 그들의 ‘영화 자체’에 대해선 잊고 보셨으면.


Q.영화 속에 밴드의 잠정 해체 이후 여러 감독들의 근황이 등장한다. 둘은 각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임찬익 영조시대 금주령을 다룬 <금주시대>란 영화를 준비 중 이다. 올해 안에 크랭크인하는 것이 목표이다. <디지게구린크로마뇽>도 개봉이 됐으면 좋겠다.

조연수 <디지게구린크로마뇽>의 편집이 끝나는 시점부터 그동안 기획하고 있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또 한가지 특이한 근황은 학부생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목적 있게 놀기를 시작하려 한다. 이번 다큐를 하면서 배운 것 중 가장 큰 건 어차피 놀거면 즐겁고 의미있게 놀자는 거다.


Q.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DGK 밴드의 공식 데뷔 무대였다. 각자에겐 어떤 의미인가.

임찬익 오랜만에 찾은 고향집? 2011년 초에 제천에서 영화 <체포왕> 촬영을 일주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초청된 건 이번에 처음인데 마치 고향집에 가는 것 같다.

조연수 짜릿한 일탈.


글. 도상희 기자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