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라는 말은 솔직히 네거티브한 뉘앙스를 가진 말입니다.
물론 아저씨 중에 원빈은 으뜸이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전통적으로 소녀들의 맘을 흔들었던 키다리 아저씨도 있지만, 신데렐라 백마탄 왕자님의 자본주의 아저씨 일 뿐.
대부분의 아저씨 부류는 돈도 없고-찌질하다는 말이고요
잘 생기지도 않고-딱히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원래 못생긴 것이기도 하네요-
의협심도 없고-좀팽이라는 말이지요.
아저씨는 툭 튀어나온 똥배만 있을 뿐.
그래요, 나도, 내 나이의 남자들은 다 아저씨에요.
에이, 아저씨들…
나는 나를 아저씨라 규정하는 정확한 이유는 '아나로그'의 친화도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전화는 전화만, 카메라는 사진만, 노래는 노래만 이렇게 규정된 기기가 편합니다.
이런 것들이 섞이는 그 뭐냐? 거시기.. 복합, 이런 거 싫습니다.
아저씨는 스마트 하지 않습니다.
스마트라는 단어의 배경인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디지털이 편하지도 않습니다.
디지털과 잘 호응하지 못합니다.
한 두해 전, 영화제 관련 어떤 평가서에서 이런 표현이 있었습니다.
"일부 고연령대 영화제 종사자 중에는 SNS 등의 인터넷 기반 환경에 익숙치 않고..."
그렇습니다.
바로 제가 그런 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네요.
물론 저도 ‘페북’도 하고요, ‘이니스타그램’도 하고 텀블러라는 소규모 블로그도 합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발버둥이자 ‘안습’한 아저씨의 노력이지요.
그리고 ‘PODCAST도 열심히 듣는다. 열심히, 즐기지 못 하고 열심히’ 는 이런 대사지요.
"아저씨도 PODCAST 정도는 듣는다. 스마트폰으로"
이 대사의 서브 텍스트는 '아저씨 아니고 싶다'입니다.
팟캐스트를 듣다가, 그러니까, 대각개교절 (원불교사의 창시자가 크게 깨달은 날을 일컬음. 우주에서 한 줄기 빛이 지구로 내려와 창시자인 소태산 대각사의 머리를 비추자 깨달음을 얻고 종교를 만듦)의 그날 마냥 내 클래식 듣기의 우연한 전환점을 팟캐스트에서 만나게 됩니다.
제목은 '우리도 클래식 정도는 듣고 산다'였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럴때 가끔 좋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서 나는 클래식 듣기의 첫 발을 내딛는 두 명의 음악가를 만납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쇼스타코비치'와 '글렌굴드' 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 두 음악가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면 클래식 좀 안다 할 거구요,
이중에 누가 작곡가고 누가 피아니스트인지만 알아도 당신은 전문가!
전 이번에 처음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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