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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FF HOT/JIMFF`s Talk Talk

Oneal의 클래식 정복기 #4

 



겸손은 힘듭니다.

 

리쌍의 노래처럼 겸손은 힘들어도 너무 힘들죠. 무림의 절대고수들도 힘들지만, 겸손합니다.

무림 고수의 겸손은 이들이 고수가 되면서 고결해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들이 겸손한 이유는 하난데요, '어딘가에 늘 숨은 고수, 숨은 실력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자기 문파의 최고의 비급을 시현할 능력이 있다 해도 그건 자기 문파 내에서 최고수를 의미 할 뿐, 

중원 무림 최고수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길가의 거지나, 초야의 노인이나, 저잣거리의 탁발하는 비구니나, 자신의 무술을 믿고 까불다가는, 

어떤 초야에 묻힌 숨은 고수에게 일초식에, 과격한 표현으로, 씹히는 수가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고수는 그걸 알기에 겸손해 지는 것 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고수를 만날 지 모르지요, 영화 <쿵푸허슬>처럼.

동네의 숨은 고수는 많습니다.

나도 그 숨은 고수를 만납니다.

 

영화제 사무실 건너편에 앉아서 후광을 품어내던 고수, “전 프로”.

이름부터 고수의 냄새가, 정확히는 전진수 프로그래머, 줄여서 전 프로님”.

어떻게 이렇게 프로 냄새가 나는 호칭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이 발생학적 매력.

 

PODCAST를 진행한 사람은 경향신문의 클래식 전문 기자였지요, 물론 이 사람도 고수.

허나 그는 만날 수 없는 고수, 그러나 내 주변의 고수는 만날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숨은 고수.

 

이들은 숨겨진 신비만큼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기 마련이지요.

다만 이들은 평상시에 무공을 드러내지 않을 뿐입니다.

 

겸손,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네요.

 

이런 고수에게는 먼저 질문을 해야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 프로님, 저 클래식 좀 들어 보려고 하는데, 쇼스타코비치는 어때요?" 

 

팟캐스트를 듣고 내가 주목한 음악가 중 1, 그에 대해 물었습니다.

고수에게는 구체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노력 중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지요.

고수께서 일갈 하시었습니다.

 

"빨갱이 음악을 왜?"

 

정치적인 발언이 아니라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맞다, 그렀습니다.

쇼스타코비치는 아직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클래식 도전 실패 목록이 하나 늘었을 뿐이네요.

 

다시 물었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요?"

 

관심 목록 중 2호를 날렸습니다.

고수께서 일성 하시었습니다.

 

"작살이지"

 

그렇습니다, 맞았습니다.

이 곡은 정말 나에게 정확하게 맞았습니다. 클래식 듣기, 성공!

 

첫 목록이 나에게 왔네요. 

그리고 글렌굴드라는 피아니스트까지 목록이 확장 됩니다.

첫 클래식 음악, 첫 클래식 연주자를 만났습니다, 

내 성향에 맞는.

 


> Goldberg variations, Glenn Gould, Bach BWV.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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