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직접 취재하고, 따끈따끈한 현장스케치를 전달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습니다만, 칸이나 베를린 같은 규모의 영화제도 아니고, 전문 음악영화제도 아닌 곳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출장을 보내 줄리 만무하지 않겠습니까ㅎㅎ
순전히 이 코너는 사무실에서 열심히 기사 찾아보고,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 정리해서, 쓰는 ‘골방 취재기’임을 미리 밝혀 둡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찾아서 정리해서 충분히 쓰실 수 있는데, 그래도 명색이 음악영화제이다 보니, 음악영화 범주에 맞게 정리, 각색한 그런 코너입니다.
큰 기대는 마시고, ‘뭘 또 이런 정리를 다 해놨어’ 하시면서 그냥 보시면 됩니다. 쓱.
골방 취재기에서 첫번째로 음악영화를 찾아 볼 영화제는 지난 1월 31일 막을 내린 미국의 선댄스영화제입니다.
★2016 선댄스영화제 The Sundance Film Festival (2016.1.21~2016.1.31, 미국 유타주 파크 시티)★
1985년 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창립한 이래, 인디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선댄스영화제는 언제나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라인업을 선보여 왔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에는 음악영화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송 원 Song One>, <프랭크 Frank>, <러덜리스 Rudderless>, <위플래쉬 Whiplash> 등이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작품입니다.
특히 <위플래쉬>의 경우, 선댄스 영화제에서 인큐베이팅한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장편 버전 이전에 제작된 18분짜리 단편 <위플래쉬>는 2013년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고, 단편 부문 대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이 수상으로 제작비가 마련되어 그 이듬해에 장편으로 제작되었고, 2014 선댄스 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 및 관객상을 휩쓸며, 그해 선댄스 영화제의 최고 화제작이 되었습니다.
올해
역시 다수의 흥미로운 음악영화들이 포진해 있는데, 다큐멘터리 뿐만 극영화의 비중도 높아서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느낌입니다.
세상에나! 바로 그 ’X JAPAN’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쇼킹한 분장 및 퍼포먼스 뿐 아니라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과 격정적인 연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엑스 재팬의 다큐멘터리로, 그들의 결성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히데와 타이지의 사망 등 순탄치 않았던 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재결성하여 투어를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엑스 재팬의 모습이 어떻게 담겼을지 개인적으로도 정말 궁금한 작품입니다.
BELGICA
이 영화는 숨은 보석같은 음악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BELGICA는 국내에서 개봉했으나 흥행에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브로큰 서클 The Broken Circle Breakdown>의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의 최신작입니다. <브로큰 서클>에서 순수와 파멸의 선정적이고도 치명적 영상을 훌륭한 음악과 함께 녹여낸 적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음악영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입니다. '벨지카’라는 라이브 바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 선댄스영화제는 감독상을 수여하였습니다.
SONITA
국내에
소개되면 반응이 좀 미적지근할 거 같긴 하지만, 올해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래퍼인 소니타의 랩을 통해 직면하고 있는 개인과 현실의 문제를 다룹니다. 음악이 보여주는 힘을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 2016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대상 수상
SING STREET
존 카니. 바로 <원스 Once>와 <비긴 어게인 Begin Again>의 그 감독, 존 카니의 신작입니다. 이번 작품은 ‘응답하라 80년대 더블린’편 같은 영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80년대 더블린을 배경으로 80년대의 주옥같은 음악들이 흘러나오는 이 영화는,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필견’ 및 ‘필청’을 해야할 작품이기도 합니다. 무명의 배우들로 캐스팅 되었지만, 존 카니라면 충분히 근사한 음악영화를 만들어 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 SING STREET 예고편
AMERICAN EPIC
선댄스영화제의 수장인 로버트 레드포드와 뮤지션 잭 화이트, 티본 버넷 등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작품은 선댄스 영화제의 필름 뮤직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은 영화입니다. 현대 음악의 기원과 탄생을 살펴보고, 다양한 변주와 발전 등을 조명하면서 앞으로의 음악의 방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MICHAEL JACKSON'S JOURNEY FROM MOTOWN TO OFF THE WALL
“마이클 잭슨의 다큐멘터리를 스파이크 리가 만든다.”
이 한 문장에 흥분되지 않는 음악팬이 있을까요?
팝의 황제(King of Pop). 수많은 팝 가수가 나왔지만 결국 저 호칭을 가져간 1인은 마이클 잭슨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지도 6년이 넘었습니다. 그가 떠나던 해에 나온 THIS IS IT 이후에 변변한 다큐멘터리 하나 만나질 못했는데, 그 마이클 잭슨의 다큐멘터리를 스파이크 리 감독이 선보입니다. 마이클 잭슨의 일생을 스크린에서, 그것도 스파이크 리의 연출을 통해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EAT THAT QUESTION - FRANK ZAPPA IN HIS OWN WORDS
마이클 잭슨과는 다르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 아이콘 중의 한 명임이 분명한 프랭크 자파의 다큐멘터리입니다. 뮤지션이자 프로듀서, 전위예술가로 알려진 프랭크 자파의 비범했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어떻게 그려졌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THE LURE
인어가 등장하고, 유로팝과 호러적인 장면이 뒤엉키는 폴란드로부터 온 관능적인 뮤지컬영화로 트레일러 영상만으로도 상당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입니다. 80년대의 전자음악과 조명, 색상 등이 상당히 감각적으로 다가옵니다.
* 2016 선댄스영화제 시각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MILES AHEAD
영화 <아이언 맨> 시리즈의 ‘제임스 로드’ 역할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돈 치들의 감독 데뷔작으로 본인이 직접 마일즈 데이비스를 연기한 일대기 영화입니다. 2015년 9월 열린 제53회 뉴욕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된 이 영화는 돈 치들이 연출은 물론, 마치 마일즈 데이비스가 살아서 돌아 온 것 같다는 호평을 받은 연기가 압권이라고 합니다. 돈 치들은 이 작품에서 감독, 주연, 각본을 맡았고, 이완 맥그리거는 롤링 스톤즈지의 기자 역으로 출연 합니다. 국내 수입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꼭 스크린에서 만나 보고싶은 작품입니다. 조 샐다나가 니나 시몬을 연기하는 NINA와 함께 올해 가장 기대되는 뮤지션 일대기 영화입니다.
>> MILES AHEAD 예고편
위의 음악영화 중 과연 몇편을 국내에서 볼 수 있을까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서든 정식 개봉을 통해서든 최대한 많은 작품을 만났으면 합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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