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씨네
음악도 영화도 좋은데 뭘 봐야 할지는 모르겠다.
오직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다.
나만 알고 싶은 영화, 내 입맛에 맞는 영화를 보고 싶다.
그렇다면 '내 귀에 씨네'에 귀 기울여 보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하나, 영화음악.
<영화음악의 거장들: 장 클로드 프티>
<영화음악의 거장들: 마크 아이샴>
<영화음악의 거장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한 편으론 부족해 세 편이나 준비했다.
영화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시네필이라면, JIMFF를 찾은 관객이라면 감히 필람 해야 할 작품이라고 강조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음악 재주를 뽐냈던 장 클로드 프티, 170편 이상의 영화 음악을 작곡한 마크 아이샴, 화려한 필모그래피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세 편의 영화에서는 그들의 음악과 연주를 들을 수 있으며 음악 철학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오래되어 쉽게 볼 수 없는 고전 명화도 간간이 감상할 수 있다. 오롯이 거장들의 삶과 예술로 채워진 영화를 들여다보자.
<영화음악의 거장들: 장 클로드 프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 이 속담이야말로 장 클로드 프티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10살 때 파리 음악원에서 화음, 푸가, 대위법 부문 1등을 거머쥔 장 클로드 프티. 역시나 떡잎부터 달랐다. 덱스터 고든, 조니 그리핀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재즈 피아니스트답게 영화는 장 클로드 프티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고요한 게 가장 아름답다.”라며 담백한 선율을 추구하는 천재 작곡가가 직접 연주한 <당스 아베끄 루이> OST 연주를 놓치지 말길.
<영화음악의 거장들: 마크 아이샴>
트럼펫 연주자이기도 한 마크 아이샴은 거장이라는 단어와 걸맞게 170편 이상의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로버트 레드퍼드, 조디 포스터, 폴 해기스 등 유수의 영화인들과도 작품을 함께 했으며 거장답게 스프링스틴, 롤링 스톤즈, 칙 코리아, 조니 미첼, 지기 말리 등 명성을 떨친 아티스트들의 앨범 작업도 한 이력이 있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그도 작업 과정이 순탄치 않다. “생각하는 것과 창작하는 것은 다르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창의적이긴 힘들다. 고로 생각을 멈추고 떠오른 찰나의 순간의 것에 집중하라.”라고 하며 작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 얽매이지 말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이 말은 우리 삶과도 다를 게 없단 생각이 든다. 박준 시인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이라고 했고, 티베트의 옛말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가 있다. 그의 말이 계속 맴돈다. 이 영화, 곱씹을수록 위로가 된다.
<영화음악의 거장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최근 국내에 개봉한 <개들의 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 로맨틱 판타지 드라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목숨을 건 사랑 <색, 계> 등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 장르, 국적 불문 영화들의 음악 감독이 바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이다. 약 20년간, 70편 이상의 장편영화 음악을 작곡했으며 작년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영화 음악 감독으로서 자리 매김 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만의 작업 방식과 지금껏 그가 참여한 작품들의 후일담을 들을 수 있으며 로만 폴란스키, 질 부르도스, 웨스 앤더슨 등 감독들이 직접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재미가 없다는 편견을 깨부수는 JIMFF. 이곳의 다큐멘터리는 극영화보다 재밌다. JIMFF를 찾는다면 영화음악의 거장들의 영화 세 편쯤은 당연히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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