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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JIMFF DAILY

데일리지 4호_Interview



그렇게 감독이 된다


영화, 드라마, 음악, 뮤지컬 등 참으로 욕심도, 재능도 많다. 그런 유준상이 이번엔 영화를 찍었다. 영화감독으로서 첫 번째 Q&A에 서기 전 ‘그렇게 감독이 된’ 유준상을 만났다. 







영화가 JIMFF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됐다.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막연히 음악영화니까 JIMFF에 출품해 봐야겠다고 생각 했다. 그렇지만 괜히 망신만 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내기 전까 지 망설였다. 계속 고민하다가 용기를 냈다.


그런데 그 영화가 국제경쟁부문에 올랐다.

그래서 너무 놀랐다. 너무 큰 일이 되었다. 국제경쟁부문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20살이나 어린 친구들과 함께 4박5일간두 세 시간씩 자고 집중을 다해 만든 영화가 좋은 자리에 초대되어 좋다.


‘J And Joy 20’로 함께 떠났던 그 동안의 여행들은 앨범이나 책으로 만났는데 이 번에는 왜 영화였나.
처음엔 그저 뮤직비디오를 찍을 생각이었다. 영화의 시작처럼 진짜로 차가 고장나 12시에 만나기로 했던 약속이 4시로 미뤄지게 됐다.그런데 마침 집 근처에 번지점프대가 있었고 시간도 절약할겸 번지점프를하는 장면을 찍었다. 그때 ‘애들한테 잔소리 좀 그만해요.’ 하던 부인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좋은얘기를 해주려 했던 것인데 그것이 잔소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것을 이야기 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준상은 바닷물을 마시는 준화를 보고 따라 해보려 한다.

계속 준화에게 잔소리하고, 뭔가를 가르치려 하는 장면들을 찍다 보니 젊음을 따라하면 혹시 나도 젊어질까해서였다. 이제껏 나는 수많은 바다를 보면서도 바닷물을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준화가 나는 평생 떠올려보지 않았던것을한다면 그것이 나에게 없는 젊음의 모습이지 않나 했던 것이다. 40대인 준상이 50대를 준비하는 것과 20대인 준화가 30대를 준비하 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는 이유와 이어지면서 이야기 를 풀어냈다.


스웨덴에서 기차를 놓치고 ‘그래도 행복했네’를 만들었던 에피소드를 보면 둘의 대화가 영화 속 준상과 준화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그때도 사실은... “너 미쳤니? 우리 여덟시부터 나와 있었는데 12시 기차를 놓친 다는 것이 말이 되니?” 했었다. 영화와 실제는 비슷하지만, 영화에서는 조금 더 극 대화되었다. 하지만 결국은 즐거운 여행을 위해 긍정적으로 풀어간다. 기차는 놓 쳤지만 노래를 만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며....


그럼 어떤 방식으로 대사를 쓰고 씬을 구성했나.

이번 영화의 전체가 모두 즉흥이었다. 휴게소에 들어섰으니 호두과자를 먹었고, 호두는적었고,마침비가왔다.전부터갖고있던생각들이곧바로대사가되었 다. “예전엔 호두과자에 호두가 참 많았는데... 지금은 이게 호두과자???” 그리고 웃는 아이의 동상이 등장하니까 “웃냐, 웃어?” 


남해인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드라마에서 엄마 역을 하셨던 박원숙 선생님께서 남해에 살고 계신다. 막연히 그 곳을 가면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친구들에겐 말하지 않았지 만...그것이가장큰이유였다.영화속정원이선생님의정원이다.선생님께영 화를 만들고 있다고 하니 “영화가 그렇게도 되니?” 하셨다. 아마 이 영화가 국제 경쟁부문에 올랐다고 말씀드리면 굉장히 좋아하시지 않을까.

 

그림을 그린 화가를 찾아가는 씬만큼은 우리가 익히 아는 ‘유준상’처럼 보인다.

 마지막을 어떻게 매듭지을지 고민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4박 5일.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었다. 계속 차를 타고 가던 중 보건소와 야자수가 보이는 오른쪽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유턴해 왼쪽 풍경을 보고, 다시 유턴해 오른쪽 풍경을 봤다. 그리고 그런 반복끝에 작은카페를, 그리고 그 그림을 만났다. 젊음이 그린 것처럼 보이는 60대 화가의 그림이었다. 그러면서 영화의 실마리와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풀렸다.


 준상은 ‘음악 한다고 젊어지는 것은 아니야’라고 했다. 그럼 음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음반을 냈지만, 여전히 ‘배우가 무슨 노래야’하는 선입견, 편견, 혹은 무관심을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엔 누군가,언젠가 한번은 들어줄 것 이라는 믿음이 있다. 누군가, 언젠가 나의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본다면 분명히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 음악을 들었다고, 어떤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해주는 지점을 만날 때 가장 행복하다.


앞으로 또 어떤 영화를 연출할지 궁금하다. 준비하고 있나. 

 이미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얼마전에 미국 동부 15개 도시를 돌면서 찍은 영화가 그 중 하나고, 역시 음악영화다. 한편은 단편 영화로 수묵화의 대가 소선 박대선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고산자,대동여지도를 찍으며 그분을 처음 만났는데 나에게 많은 영감과 감동을 주었다. 그래서 그분의 수묵화를 보고 국악앨범도 만들고있다.

 

첫 번째 관객과의 대화를 앞두고 있다.

 일단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다. 내 마음을 담아 만든 영화니까 여행 한번하듯편안한마음으로삶에대해다시한번생각해볼수있는시간이되길 바란다.






글 윤빛나 기자—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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