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찾아오면 생각나는 게 하나 있죠.
바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스태프들이 들려주는 영화 음악, Hidden Track!
안목 높다고 소문난 JIMFF 스태프들이 선정했습니다.
JIMFF 스태프들의 선택을 받은 2018 Hidden Track,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홍보콘텐츠실 SXXNGXNX가 선택한 영화 <분노>
홍보콘텐츠실 SXXNGXNX의 한 줄 평
“가장 믿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었지만 용서와 믿음은 언젠가 다시 되돌아온다.”
[출처: 네이버 영화]
무더운 여름, 도쿄의 한 가정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한쪽 벽에는 피로 쓰인 怒り(분노)가 현장에 남은 범인의 단서이다. 경찰은 용의자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빠지며 1년의 시간이 흐른다. 도쿄, 치바, 오키나와에서 연고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1. 도쿄
도쿄의 샐러리맨 ‘유마’는 한 게이클럽에서 ‘나오토’를 만나 매력을 느끼게 되고 동거를 시작한다. ‘유마’는 ‘나오토’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단지 그와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을 뿐이다.
2. 치바
치바의 어촌마을에서 일하는 '요헤이'는 딸 '아이코'를 도쿄의 윤락업소에서 찾아 함께 돌아온다. '아이코'는 마을에서 2개월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타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오키나와
오키나와로 이사 간 고등학생 '이즈미'는 새로 사귄 친구 '타츠야'와 무인도를 여행하게 된다. 여행 중 한 섬에서 '타나카'를 만난 '이즈미'는 자유롭게 살아가며 친절한 '타나카'에게 동경심을 느낀다.
어느 날, 1년 전 살인사건의 용의자 사진과 CCTV 화면이 방송되며 각 지역의 사람들은 연고를 알 수 없는 남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영화 <분노>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한 가지 사건 안에 공존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은 평화롭게 흘러가며 주인공들이 낯선 누군가와 함께 하는 과정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담아냅니다. ‘결국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궁금증으로 다가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연스럽게 연고를 알 수 없는 등장인물 세 명을 의심하게 되는데요, 영화 중반 이후부터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게끔 혼란을 주는 장치가 등장하여 더욱 혼란에 빠지게 만듭니다. “가장 믿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었다.”라는 영화 속 대사에서 이 영화는 단순 분노 그 자체가 아니라 믿음이 무너진 곳에서 생기는 분노와 믿음을 지키지 못해서 생기는 분노를 보여줍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의 제목은 <분노>가 아닌 “믿음”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지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상일 감독은 <악인> 이후 <분노>에서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소설을 두 번이나 영화화 했습니다. 모든 음악은 <더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골든글로브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된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았습니다.
M20 - 信 trust (믿음)
영화 <분노>의 전체적인 느낌을 가져가며 여운을 가장 크게 남기게 만들었던 트랙입니다. 피아노 솔로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의 소용돌이가 치듯 현악기들과 분위기를 고조 시킵니다. 이 곡의 제목이 믿음인 이유는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인 사람의 믿음을 가장 잘 드러내기 위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한순간 믿음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오해의 구렁텅이에 빠져 삶이 무너진 적 있나요? 그럼에도 우리는 누군가를 믿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가 미소를 되찾는 것처럼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한다면 언제든 타인과 믿음 그리고 유대감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홍보콘텐츠실 A_sunnyday가 선택한 영화 <싱 스트리트>
홍보콘텐츠실 A_sunnyday의 한 줄 평
“메마른 내 마음 속 환기가 필요할 때 찾게 되는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원스>, <비긴 어게인>을 만든 존 카니 감독의 또 다른 음악 영화로, 아일랜드 사춘기 소년들의 사랑과 우정, 그들만의 밴드를 만드는 이야기 <싱 스트리트>가 바로 제가 추천할 작품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길이의 멋쟁이 코트와 리본 블라우스, 하늘색 벨벳 나팔바지 슈트와 잠자리 안경, 그리고 짙은 눈 화장의 수수께끼 모델까지. 한껏 꾸몄으나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운 이 사람들.. 노래는 영 서툰데 감정과 생각은 꽤나 직설적이다?!
A-ha - Take On Me
타이틀 곡인 'Drive It Like You Stole It' 을 비롯해 ‘The Riddle of the Model’ 등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일랜드라는 배경과 10대 소년들에게 잘 어울리는 추억의 올드팝이 하나 있는데요, 아하의 'Take On Me'입니다.
노르웨이 3인조 뉴웨이브 락 그룹 아하는 198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로 국내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그리고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3>의 삽입곡으로도 잘 알려진 곡입니다.
“Take on me! 날 가져! 날 받아줘!”라는 직설적인 가사가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노래로, 영화 속 '라피나'를 향한 '코너'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 가득한 요즘 날씨처럼 답답하고 메마른 마음에 환기가 필요할 때, 아직 풋풋하지만 솔직한 그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며 아하의 노래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홍보콘텐츠실 아멜리에가 선택한 영화 <노란 부츠의 소녀>
홍보콘텐츠실 아멜리에의 한 줄 평
“모든 세상이 어둡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구석을 들여다보고 살 의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가족들의 곁을 떠난 아버지에게서 편지가 한 통 왔다. 그동안 딸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할 수 있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아버지. 성인이 된 ‘루스’는 편지 한 통에 인도로 떠난다. 가진 정보라고는 아버지 이름 하나뿐, 어렵게 번 돈은 비협조적인 공무원들, 비자를 빌미로 협박하는 인도 남자, 어리숙하기만 한 남자친구에게로 돌아간다. 위태로운 마음을 내색 않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루스’. 좀처럼 닿을 듯 닿이지 않는 거리, 아버지는 어디쯤 있는 걸까. ‘루스’는 언제쯤 이 방황을 멈출 수 있을까.
인도 영화는 생소한 영화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흥미롭고 매력적입니다. <노란 부츠의 소녀>는 그나마 친숙한 인도 영화 <세 얼간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인도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삶, 여성에 대한 인식, 그들을 향한 시선과 폭력,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담았습니다.
‘언제쯤 모두가 수평을 이룬 삶을 살 수 있을까?’하며 한숨을 쉬며 봤던 영화입니다. ‘루스’가 아버지만 애타게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엔 단순 아버지뿐만 아니라 본인의 정체성, 자아를 그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감정 이입이 되었고요. 이쯤 되면 조금 불편한 영화로 느껴지실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합니다. 모두가 불편하게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건 픽션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요.
노란 부츠의 소녀 OST - Karmaari Duniya
<노란 부츠의 소녀>의 OST인 ‘Karmaari Duniya’는 인도 라자스탄어로 '카르마의 세상'이란 뜻입니다. 힌디어 가사에 반복되는 경쾌한 선율이 중독적인데요. 저는 이 곡을 듣고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러브비트>가 떠올랐어요. 왜냐? <러브비트> 속 한 곡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거든요. ‘링딩동’, ‘I`m Your Man’에 버금가는 중독성이 아주 강한 곡입니다. “추악한 이 세상, 지혜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이 세상을 잊어버려, 어차피 아무도 널 보지 못해”라는 가사는 선율과는 달리 날카롭게 들립니다.
모든 세상이 어둡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구석을 들여다보고 살 의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에즈라 밀러의 한 마디 남기며 사라지겠습니다. 또 만나요. 총총.
“나는 진실을 외면하고 행복한 사람보다 사실을 직면하고 슬픈 사람이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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