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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JIMFF DAILY 한눈에보기/MOVIES

개막작 <팝 리뎀션>

 

록커는 철들지 않는다. 다만, 잡혀갈 뿐이다

얘기는 이렇다 열다섯 살에 블랙 메탈을 신봉하며 묘지 훼손을 하던 열혈 밴드 키드들이 마땅히 설 무대 하나 없는 삼십대의 무명 밴드가 되었다. 가정과 아이와 가게,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겨 밴드 활동을 청산하고 싶은 다른 멤버들과 달리 독단적인 리더 알렉스의 열정은 도통 식을 줄 모른다. 그러던 중 밴드는 대타로 블랙 메탈의 성지 ‘헬페스트’에 설 기회를 갖게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서지만, 지난 15년 동안 줄곧 그랬듯이 이들 앞엔 고난의 가시밭길, 아니 ‘딸기밭길’이 펼쳐진다.

결정적 순간 헬페스트로 향하던 중 불의의 사고에 휘말린 밴드 멤버들. 도주를 위해 록커에겐 영혼과도 같은 긴 머리를 잘라야 한다. 그런데 어쩌면 자르는 것만이 유일한 방책은 아니었을지도? 본인들은 시종일관 진지하기 짝이 없지만 이를 보는 관객은 육성으로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가장 우아한 언어인 불어와 사탄의 음악 블랙
메탈의 랑데부 지수 ★★★★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크라우저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살벌한 분장 뒤에서 한없이 여린 록커의 순정을 뿜어내는 알렉스에게 반하지않을 수 없다.

글 김희주